지금 당신이 서른살의 사내라면 초딩 때의 로망 과학상자나 조립식 로보트 장난감의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역시 지금의 엔지니어가 되려고 그랬던 건지 그런 로망에 빠져가지고 없는 살림에 나 때문에 꽤나 더 팍팍해지게 만들었던 것 같다.
아무튼 각설하고, 나같은 엔지니어 출신들이 조심해야할 게 엔지니어들이 주로 가지고 있는 확장 가능한 컴포넌트에 대한 동경이랄까? 완제품보다는 뭔가 부수고 조립하고 조이고 개선할 수 있는 과학상자같은 것에 묘한 매력을 느끼는 게 엔지니어인 것 같다.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집안 일 하랴,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으랴, TV보랴 바쁜데 왜 그런 것에 정력을 소비하겠는가?
이러한 엔지니어와 일반인들과의 괴리감은 꽤나 많은 부분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요근래에는 IT부서 사람들조차도 완제품에 대한 선호도, 즉 비즈니스 솔루션에 대한 선호도가 아주 많이 높아졌음을 체감할 수 있다. 과거처럼 밑바닥부터 생짜로 개발자 모셔다가 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기피하고 있다. 개발자 몸값도 높아졌지, 겨우 개발자 모셔와도 소스코드의 품질을 믿을 수도 없지, 아키텍처도 첫 레퍼런스인 경우 실패하는 사례가 많지, PM도 믿을 수가 없지, 수 많은 버그도 불을 보듯 뻔하지, 담당 부서사람들도 1년이 넘게 개발인력들과 같이 밤새야 하지... 그러고도 완제품보다 굳이 성능이나 품질이 좋은 결과를 보이기가 어렵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IT 시장은 이제 비즈니스 솔루션의 시대인 것 같다. 이제 더이상 IT부서 고객에게 과학상자나 레고를 팔지 말고 비즈니스 가치가 담긴 완제품의 솔루션을 제시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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