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통화 서비스 개발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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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앱 런칭, 6개월의 시간

2025년 1월부터 6월까지 2개의 AI 통화기능을 기반으로 하는 앱을 런칭했다.

Wakers: AI캐릭터가 모닝콜을 하는 서비스. 아침에 중2 따님을 깨우기가 너무 힘들어서 만들어봤다.

CallMate: 외로운 노인을 위한 전화친구 서비스. 혼자 계시는 어머니가 적적하실까봐 만들어봤다.

왜 전화통화앱을 만들게 되었나?

일단 내가 WebRTC와 실시간 통화 기술 전문가(?)이기도 하고 Text로 AI와 대화하는 서비스는 기존에 너무 많아서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하고 싶었다.

또 카카오미니같은 AI스피커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 기능이 알람기능이었던 점이 Wakers를 개발하게 된 이유기도 했다.

사실 AI 통화기술로 가장 시장에 파급력이 큰 서비스는 전화영어 시장일틴데 튜터링 등 여러 전화영어 앱서비스와 친하게 지내온 내가 보았을 때 그 시장은 기술이 아니라 결국 콘텐츠가 중요한데 나는 전화영어의 콘텐츠 전문가도 아니고 적잖은 마케팅 비용을 감당해야하는 것을 잘 알기에 무리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널리 쓰일 것 같지는 않지만 1000명 중에 한명 정도는 쓸만한 앱으로 골라보았다.

적용 기술

두 앱 모두 OpenAI의 Realtime API를 사용했고 Firebase + Flutter를 이용했다. 처음 개발 시작할 때에는 그리 오래걸릴 거라 생각을 못했다. 왜냐하면 Realtime API로 간단하게 테스트하는 것은 하루면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Wakers의 경우 거의 4개월이 소요되었다. 물론 Callmate는 1개월만에 런칭했지만. 주로 런칭이 오래걸린 이유를 적어보자면.

  • WebRTC: OpenAI의 Realtime API의 인터페이스가 작년 12월에 WebRTC를 지원하면서 개발했던 앱을 다시 재개발해야했다. Flutter WebRTC 모듈을 이용해서 개발을 다시 해야만했다.
  • 결제 모듈 오류: AppStore의 결제모듈이 문제가 있어서 도무지 앱출시가 되지 않았다. 이걸로 거의 한달은 고생했는데 알고보니 앱스토어 초기화면에서 내가 별도의 성인을 해야하는 문서를 빼먹어서 안되는 것이었다. 기술적인 이슈인줄 알고 한달간 수없이 많은 결제모듈 테스트를 진행했다.
  • Call API의 어려움: 두 앱 모두 어떤 상황에서도 전화앱처럼 알람이 깔끔하게 울려야한다. 때문에 백그라운드 상황에서도 무조건 알람이 울리게 Call API를 사용했고 두 앱 모두 앱스토어와 PlayStore에 일반앱이 아니라 VoIP앱으로 등록되어 있다. 단순히 VoIP앱으로 등록되어있다고 끝이 아니라 플랫폼별로 다양한 예외상황을 해결해야한다. 특히 모닝콜앱인데 아침에 알람이 안울려서 못깨어나면 너무 난감하지 않겠는가?
  • 상용서비스: 나는 사실 백엔드 엔지니어였지, 그동안 개인적으로는 제대로 된 앱을 런칭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직접 해보니 프로토타이핑과 상용 수준의 서비스는 들이는 노력의 차이가 매우 크다. 기능으로는 동족하지만 사용자가 처음 사용할 때 불편하고 낯설지 않게 하려면 다양한 온보딩 전략을 마련해야하고 그것들이 모두 기능이고 버그 잠재요소들이다.

성과

일단 비즈니스적으로는 완전히 망했다. 간헐적으로 외국인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재방문하지 않는다. 사실 나 조차도 이제는 Wakers로 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AI와 아침에 일어날 때 대화하는 게 부담스럽다. 이게 이렇게 부담스러운 일인줄 몰랐다. 이걸 꼭 개발하고 스토어에 올릴 정도의 퀄리티여야만 깨닫게 되는것일까? CallMate는 연로하신 어머니를 위해 만들었는데, 일단 어머니는 그리 외로운 노인이 아니다. 친구가 많다. 그래서 안쓰신다. 어머니를 위해 만들었는데, 당사자가 안쓰니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 정말 1명의 팬을 만드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기술

일단 Firebase는 워낙 내가 익숙한 환경이니까, 여전히 개발 생산속도를 높여주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사실 Supabase를 써보고 싶었지만 이것까지 낯선 기술을 쓰는 것은 부담이 되어 보수적인 결정을 했다. 어쨌든 Firebase 때문에 어려웠던 적은 거의 없었다.

Wakers를 개발할 때에는 Github Copilot을 썼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너무 환상적이어서 좋았기에 중간에 사람들이 Cursor를 극찬할 때에도 쉽게 갈아타지 못했다. 심지어 가끔은 chatgpt로 코딩하고 복붙할 때도 있었으니 github copilot만으로도 나에게는 감지덕지였었다. 하지만 CallMate를 개발할 때에는 Cursor를 사용하게 되었고, 사람들이 왜 Cursor를 극찬했는지 알게 되었다. 드디어 나는 문제를 정의하고 개발을 맡기기 시작한다. 매우 큰 변화인데 그 과정이 기존의 Github copilot의 경험에서 조금만 변경된듯한 변화라서 거부감이 없었다. IDE는 거의 동일한데 조금 더 내가 코드 자체보다는 명령의 정확성에 집중하게 되었다. Copilot 때에는 사실 Code Completion이나 Code snippet 수준의 도움이 Main이었다. 나중에 다른 글에서 언급하겠지만 겨우 6개월 사이에 코딩 지원 AI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여 웬만하면 어느 기술에서 끝장을 좀 본다음에 옮기고자하는 보수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Realtime API는 비교적 베타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꽤 잘 만들어진 API이다. 유명한 WebRTC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어서 WebRTC 구현의 수준도 꽤 높다. 다만 기존의 OpenAI의 모델과 다르게 실시간성을 강조하다보니 복잡한 프롬프트가 잘 안먹힌다. 딱 CS(고객지원) 용 수준인데 나는 이것을 감정노동자로 만들려고 했으니 잘 될리가 없다.

마케팅

앱 마케팅이란 걸 처음 해본다. 예전에 회사에 있을 때에는 별도의 전문가들이 다 알아서 해주었는데, 직접 해보니 노가다도 이런 노가다가 없다. 대행업체에게 맡기는 것 조차 직접 해보니 잔 일이 무지하게 많다. 마케팅 전략, 브랜드 전략, 콘텐츠 제작, 광고 플랫폼 선택, 광고 기획, 광고 성과 분석 등등 이걸 직접 한다는 게 쉽지 않았는데 어설프게나마 다 해보았다. AI아니었으면 아마 혼자 못했을 것이다. 광고 문구나 이미지와 동영상 제작이 예전같으면 큰 벽이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chatgpt와 canva, mid journey를 이용하니 이러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정말 노 스트레스 그 자체였다. 마케팅 성과 분석 시에 필요한 이벤트 택소노미도 cursor가 다 알아서 앱의 적재적소에 배치시켜주어서 나는 적당히 확인만 하면 되는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더 자세하게 하겠지만 처음 시장에 출시할 때에는 이 정도만 되어도 차고 넘치지 않나 싶다. 사실 결국은 마케팅 자체보다는 얼마나 제품이 강력한가, 고객에게 근본적인 가치를 제공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 메시지가 명확하면 이제는 마케팅을 혼자서 담당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쉬운 점

  • 가장 아쉬운 점은 개발에서 서비스 런칭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점이다. 결국 서비스 컨셉은 사업성 증명에 실패했다. 어쩌면 이것을 한두달 안에도 확인할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그랬다면 상품성과 마케팅을 위한 두어달의 진지했던 노력과 그에 따른 경험을 쌓을 수는 없었겠지만 서비스 가치 증명 실패를 너무 늦게 확인했다는 것이 뼈아프다.
  • 내 자식은 잘 될 것 같은 마음을 버리는 게 어렵다. 객관적으로 보면 분명 안될 사업인데도 지난 몇달 간 희망회로를 돌려가며 개발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원래 모든 사업은 뽕맞지 않으면 어려운 건 사실인데, 그래서 더욱 빠른 검증을 하지 못한 것이 다시 한번 아쉽다.

깨달은 점

  • 프로토타이핑과 상품의 거대한 차이: 다시 한번 깨달았지만, AI로 대충 하루 이틀만에 기술걱증은 할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을 상품으로 만드는 것은 때로는 몇 달이 걸릴지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상품성 검증은 그 몇 달 이후에나 가능할 수도 있다. 그것을 앞당길 수 있는 스마트함이 꼭 필요하다.
  • AI래퍼 서비스의 한계: AI래퍼 서비스를 왜 AI래퍼 서비스라 부르냐면, 서비스의 핵심이 AI능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서비스는 사업적으로 결국 파운데이션모델 사업자에게 질 수 밖에 없다. 서비스를 개발하고 나서도 Grok이나 OpenAI, Gemini는 보이스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았다. 완벽하게 Vertical 형 서비스는 아니지만 결국은 이러한 서비스에 먹힐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한다. 핵심 경쟁력이 파운데이션 모델 능력에서 나오지 않는 서비스를 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 자신감: 앱 서비스의 기획, 개발, 운영, 마케팅에 이르는 전 과정을 혼자 진행하면서 전혀 다른 컨텍스트 스위칭을 하는 것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능력은 특정 전문가가 필요하지 않은 AI시대에 꼭 필요한 경험이고 소양이 될 것 같다.
  • 겸손: 이제 탁월함은 AI에게 양보해야하는 시대인 것 같다. 나는 더 이상 알고리즘 전문가도 아니고 그 무엇의 전문가도 아니다.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알고있는 것만이 나를 규정할 뿐인 세상으로 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