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은 쉽게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SKT의 데이타통신 요금제인 Net 1000을 1년째 사용중이다. Net 1000 요금제는 한달간 1GB상당의 데이타통신을 이용할 수 있는 정액 요금제이다. 물론 한달에 1GB 이상 사용하게 된다면 어마어마한 추가 사용요금을 지불해야할 것이다. 그래서 쓰면서도 항상 불안하고 불만이 있다.
어째서 그 적잖은 요금을 내고도 마음놓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일까? 하며 SKT의 통신요금 정책에 불만을 가진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아직까지 한번도 1GB의 제한 사용량을 채운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500MB 이상도 쓰기 힘들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무엇일까?
1GB의 제한은 매우 큰 용량인데도 불구하고 불만을 가졌으니 나의 인성이나 성격에 문제가 있는가?
아니다 (아니라고 해줘 ㅜㅜ).
진짜 문제는
사람은 자원의 실질적이고 물리적인 제한보다는 가능성의 제한에 더 민감하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1GB이상을 사용하지 않지만 그 이상을 사용할지도 모를 10%도 안되는 경우의 수 때문에 불만이 생기는 것이다.
자원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자원이 자신의 실질적인 필요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 상관없이 불만이 생긴다.
근래 외국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이것도 하나의 IT 트렌드이다. 뉴스와 이슈 메이커들은 저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기업환경을 얼마나 편하고 유연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를 설명하느라 애를 태운다. 기업 IT 예산의 상당부분이 유지보수 비용인 것도 맞을 것 같고, 클라우드 컴퓨팅에 이관하면 유연한 운영도 가능할 것 같다. 자원이 항상 필요한 것도 아닌데 왜 비용을 지불하겠는가, 꼭 필요할 때에만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대세인 듯 하다.
하지만 무언가 자연스럽지는 않다. 나는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내 마음대로 무선 데이터통신을 즐길수 있는 정액제를 택하고 싶다. 나는 비록 한달 내내 많이 사용하지는 않아도 정액으로 유선 인터넷을 집에서 사용하고 싶다. 비록 집 근처에 렌터카업체가 있다 하더라도 차라리 중고차를 구매해서 내 마음대로 사용하고 싶다.
과연 클라우드 컴퓨팅은 자연스러운 자원의 활용 방식일까? 근본적으로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이런 반론을 할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마치 우리가 필요할 때 전기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아서 전기를 사용하고 사용한 만큼 전기세를 지불하는 방식과 다를바가 없다라고. 하지만 클라우드 내에서 제공하는 컴퓨팅 자원이나 서비스 자원들이 전기만큼이나 평준화되고 차별점이 없이 선택되고 사용될 수 있는가? 비즈니스모델과 비즈니스 컨텐츠 그 외의 모든 IT자산들은 내 것이 아니어도 될만큼 평범하고 차별성이 없었던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아직은 그럴 수 없다고 본다. 적어도 내가 접한 고객들의 IT 현장은 그렇지 않았다.
댓글
지나가다 · 2009/09/22 04:35
그런 부분이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이전할 때 생기는 저항이죠…
글 제목에서 보이신 바와 같이 클아우드 컴퓨팅이 ‘쉽게’는 성공하지 못할 수 있지만, 결국에 가서는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된다는 것이 대세입니다…
저항이 얼마나 큰가, 얼마나 오랫동안 저항이 있겠는가가 관건이지 갈 것인가 아닌가는 애초에 끝이 난 문제입니다…
coyday · 2009/09/23 23:11
자원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가 주로 실물적인 것들에 가치를 부여하는 반면 인건비 등의 제반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구의 국가들은 실물을 소유하고 유지함으로써 발생하는 총소유비용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지가 일상적인 과제인 탓에 이러한 컨셉에 우호적이고, 실제 프랙티스로 이행하는 것도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보는데.. 우리나라 IT가 주로 벤더나 공급사를 쪼아서 그 소유비용의 일부를 억지로 떠넘기는 다소 초법적인 관행이 있는 게 현실이라.. 그런 것들이 정상화되면 얘기는 또 다를 수도.
Calmglow · 2009/09/24 11:14
제가 언급하고 싶었던 주제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보다는 서비스받는 자원간 차이가 별로 없는 전기등에 비해 IT서비스 자원들의 경우는 생각보다 더 그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자원을 빌려쓰는 개념 자체가 사람의 본성적인 측면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었습니다.